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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믿어달라'는 정부와 '믿음직하지 못한' 야당

  • NGN뉴스 양상현 기자 기자
  • 입력 2021.04.26 18:29
  • 조회수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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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앱지스 기술진이 질소탱크에서 Sputnik V(스푸트니크 브이) WCB(제조용 세포)를 꺼내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북부=NGN뉴스]양상현 기자=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을 문재인 대통령이 검토하라고 지시한지 불과 며칠 만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백신은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논란이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러시아 국립 가멜리아 전염학 및 미생물학 연구센터가 개발해, 현재 세계 약 58개국에서 승인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1일 러시아 백신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이 백신 도입과 관련, 국민 절반은 코로나19 러시아 백신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러시아 백신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1.1%로 나타났다. ‘필요하지 않다’는 38.3%로, ‘잘 모르겠다’는 10.6%로 집계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러시아 백신의 공개 검증을 청와대에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스푸트니크V 도입 등 플랜B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주장은 상반기 1809만 회분 외에 추가 백신 도입 일정이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가 자체 구매 의사를 피력하면서 확산됐다.

외교부는 식약처로부터 스푸트니크V 안전성 관련 해외 정보 수집 요청 공문을 받고 해외 공관을 통해 정보 수집에 착수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 중인 러시아와 알제리, 멕시코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혈전증(血栓症) 같은 백신 접종 이후 주요 이상 반응 등 백신 안전성 정보를 수집 중이다.

하지만 범정부 백신도입 TF(태스크포스)는 이날 "현재 약 1억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상태에서 당장 신규 백신 검토보다는 확보한 백신의 차질 없는 수급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라며 "현재 러시아 백신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백신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인허가 상황을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현재 대응 상황을 설명했다. TF팀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재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권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다른 백신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다든지 하면 구입을 검토하겠지만, 하반기에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푸트니크는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고, 지금 유럽 등에서 인허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라며 “신규 백신이 도입되려면 안전성과 유효성을 먼저 국내에서,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검토해야 한다. 그다음에 도입 검토를 해야 한다"라며 식약처로 공을 넘겼다.

이처럼 일관성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부 방침에 국민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정말 지금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는 백신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화하여 백신 수급과 접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부 계획대로 (백신 도입과 접종이) 되지 않을 경우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라는 발언도 했다. 이어 "정부는 처음부터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했다"면서 "정부 계획대로 4월 말 300만명, 상반기 중으로 1200만명 또는 그 이상의 접종이 시행될지 여부는 조금만 더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지적하라는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은 세 종류의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우리가 스스로 백신을 개발하게 될 때까지 백신 확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을, 한국코러스는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위탁생산할 예정이다.

지금은 백신 부족에 허덕이고 있지만, 공급망이 확대되고 추가 개발에 성공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늘어나면 한국에서도 누구나 쉽게 백신을 맞을 날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미국 제약사들은 "백신 특허권을 포기하면 중·러에 기술을 뺏길 수도 있다"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허권을 포기하면 중국, 러시아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J&J), 노바백스 등 제약사들이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및 백악관 관료들과 가진 비공개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화이자, 모더나 등이 사용한 mRNA 기술은 이들 제약사가 새로 개발한 기술로, 백신 부작용으로 알려진 희귀 혈전증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우리와 형편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것 없이 우리의 형편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 한국은 세계 111번째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접종 속도도 세계 최하위권이다. 접종률은 고작 4% 수준이다.

그런데도 대선주자로 나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백신이 너무 과도하게 들어올까 걱정"이라고 한다. 그는 대선을 준비한다며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라진 사람이다.

야당 또한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오로지 중국 백신에 대해서만 맹공격 중이다.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지사는 정부의 화이자 추가 구매 계약 발표 직전이었던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푸트니크 백신은 현재 개발된 백신들 가운데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비용도 절반에 불과하고 AZ(아스트라제네카)보다 면역률이 높으며 국내 생산 중이라 조달이 쉽다는 이점이 있다"라며 "AZ이상의 안전성만 검증된다면 러시아산이라고 제외할 이유가 없다.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고양이 털 색깔이 무슨 상관이겠느냐"라고 글을 올려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24일 오후 정부는 화이자 2000만명분 추가 구매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권 장관은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 추가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도입시기와 가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화이자 백신이 들어올 전망"이라면서도 화이자 백신 계약 조건 중 하나인 비밀 유지 조항으로 인해 구체적인 도입시기와 가격은 비밀이라고 말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임상시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효과성이 담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헝가리 정부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백신으로 인정받았다고 25일(현지시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헝가리 정부는 자국이 승인한 5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을 분석한 최신 자료를 발표했다.

현재 헝가리에서는 스푸트니크V,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시노팜 등 5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해 사용 중이다. 자료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은 안전성이 가장 우수했다. 특히 화이자 백신보다 사망자가 10만명 당 최대 32명 적고, 감염률은 6배 낮았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먼저 스푸트니크V 백신을 사용했다. 헝가리는 작년 11월 시험을 위해 스푸트니크V 백신 샘플을 받았고, 지난 2월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백신 문제를 정치화해 막연한 불안감 부추기지 말라"며 '믿어달라'는 정부와 대안이 없어 '믿음직하지 못한' 야당을 두고 언론은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안 되듯 감시의 눈빛을 거두는 순간 언론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난 21일 러시아 백신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할 당시, 24일 발표한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 추가 도입 계획을 문 대통령과 대권 주자라는 이 지사는 정말 몰랐을까?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신 스와프'나 '러시아 백신 도입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백신 도입 자체와 관련된 문제는 질병당국에 문의해달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흔히 내세우는 '한목소리' 기조를 강조한 의미겠지만, 외교부는 여전히 '백신 현안'에서 '유관부처' 정도의 역할이란 식으로 읽힌다는 지적도 있다.

백신 수급에 대한 질문을 하면 "방역당국의 영역"이라거나 "민간 제약사와의 계약 문제"라며 답변을 회피하는 이들이 다수다. 대통령이 '대강대강하지 말라'며 '범정부적'으로 '전방위적' 노력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외교당국에선 그럴듯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러시아 백신 도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검토 중"이라면서 식약처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한다.  그러면서도 "현재 동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유럽의약품청에서 허가가 나오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며 참고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도대체 우리에게는 백신을 검증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언론이 국민을 대신해 정부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를 번득이며 해야 할 말을 꼭 해야 할 대목이다. 또한 야당이 정부 여당에 반대만 하고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언론이라도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건강과 생업이 걸린 서민들에겐 늦춰지는 하루하루가 생사의 고비다. 한달에 1000건 넘는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되고, 눈덩이가 된 빚더미에 자영업자들은 '잠재적 파산자'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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