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NGN 뉴스] 정연수, 양상현 기자=“무더운 여름날 짙은 색 양복을 입고 넥타이까지 맨 채 취재를 온 기자는 일단 ‘사이비”임을 의심하라.“
물론 여름에 양복을 입은 기자가 모두 사이비는 아니다. 다만 사이비일수록 권위와 격식을 많이 따지고 유달리 폼을 잡는다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다.
노무현 정부 때 기자실이 폐쇄되고 브리핑 룸이라고 하는 개방형 기자회견실로 바뀌면서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 사이비 기자의 창궐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고,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스갯 소리로 돌 던지면 맞는 사람이 기자라고 할 정도로 많다.
실제로 요즘 브리핑룸에 가보면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매체의 기자를 자칭하는 낯선 얼굴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새로 나타났다고 해서 모두 사이비 기자는 아닐 것이다.
언론 전문지[미디어 오늘]는 사이비 기자를 △권력과 금력에 결탁한 자 △언론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자 △ 촌지와 향응을 탐닉하는 자 △편파. 왜곡보도를 일삼는 자 △진실·정의·양심에 어긋난 기사를 작성하는 자로 정의한 바 있다.
소속 매체와 관계없이 개인의 행실에 따라 누구든 사이비 기자의 대열에 합류할 수있다. 사이비 ‘언론’에만 사이비 ‘기자’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언론사주 또는 소속된 기자들이 사이비 짓을 한 혐의로 구속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그럴 경우 대개 해당 언론사 자체를 ‘사이비 언론’으로 본다.
검찰이나 법원에 의해 판별된 것이 아닐 경우 사이비를 가려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론의 성격 자체가 모호한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공익을 추구하고 독자나 시민의 감시를 받는 점에서 보면 공공기관이지만, 기업으로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점에서는 사기업과 다름없는 이중적 성격이 그것이다.
그러면 사이비 언론이나 사이비 기자를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우선 사이비 신문에는 기자의 이름이나 출처가 없는 기사가 유달리 많다. 요즘 제대로 된 신문이나 인터넷 언론사는 기사실명제가 완전히 정착되 있다.
출처 불명의 기사가 많다는 건 무단도용을 밥 먹듯이 하는 증거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출처 불명이 많다. 그런 사진은 대개 화질도 좋지 않다. 인터넷이나 남의 매체에서 역시 무단으로 훔쳐 썼기 때문이다.
그런 회사는 기자윤리강령도 없다.
그리고 신문 한 부당 가격과 구독료는 책정돼 있지만 대부분 무료로 배포되는 신문이 있다면 그것도 사이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신문사는 지사·지국 판매망도 없이 관공서 등에 강매하거나 공짜로 배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 놓고 돈을 요구하거나 상투적 수법인 광고비를 요구한다.
그리고 기자가 본업인 취재는 제쳐두고, 공무원을 괴롭히는 데만 열중하는 경우도 대표적 사이비 중 사이비로 분리된다. 이들은 공무원을 괴롭히는 수법으로 정보 공개를 악용한다. 그러나 입수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진짜 기자들은 엄청나게 바쁘다.
그러나 사이비 기자는 자신의 이름을 단 기사가 거의 나오지 않거나, 지자체 또는 관공서, 기업의 홍보자료를 베낀 기사가 나온다. 지면의 70~90% 이상을 지자체가 배포한 보도 자료를 인용하는 것 또한 사이비 언론사의 대표적 사례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작은 郡 단위에 있는 지역 신문사가 경기도 전체를 취재 구역(나와바리)으로 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그런데 이 신문사의 취재 기자는 2~3명에 불과하다.
기자 2~3명이 경기도 전체를 취재해 기사를 작성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신문에는 경기도 전체 뉴스가 실린다. 지자체가 배부하는 보도자료를 몽땅 베낀 것이다. 심지어 팩트 체크는 커녕 오. 탈자까지 그대로 베낀다.
사이비 언론과 기자를 식별하는 또 다른 방법은 홍보 기사나 고발 보도를 한 다음 해당 공무원을 반드시 찾아가거나 전화를 해 생색 또는 협박을 한다. 그런가 하면 기사를 쓰지 않으면서 약점을 잡아 은근히 겁을 주는 것도 전형적인 사이비의 유형이다.
특히 사이비 기자 일수록 자기가 쓴 기사를 ‘특종’이라고 자랑한다. 심지어 타 언론사가 보도했거나 소스를 받아 썼으면서 출처도 밝히지 않고 특종이라고 쓰는 뻔뻔함도 보인다.
그리고 취재원과 논쟁을 통해 자신의 지식과 힘을 과시하려 한다. 취재원과 불필요한 논쟁을 금하는 취재수칙 1장을 모르기 때문이다.
사이비 기자의 대표적 사례는 지금부터이다. 일단 명함에 기자 직책 외에 겸업하고 있는 다른 직책이 나오는 것도 일단 사이비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언론사라면 기자의 겸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더구나 명함까지 그렇다면 기자의 힘을 개인사업에 이용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2~3개의 언론사 기자 명함을 가진 경우는 더더욱 의심해 볼 일이다.
게다가 지역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지자체에 빌붙어 각종 용역 등 이권에 개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자가 각종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별도의 사업체를 가진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이와 함께 기자가 각종 영리단체나 이익단체.관변단체 등의 간부를 겸임하고 있는 것도 경계의 대상이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 중 서너 건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사이비로 보아도 거의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신문사의 규모나 영향력의 차이에 따라 사이비의 기준을 정할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있다.
일례로 경남의 ‘진주신문’이나 ‘남해신문’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역의 작은 신문에 불과 하지만, 서울의 그 어떤 거대언론보다 정론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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