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 참 빠르네요! "40년 공직 떠나며…가평의 추억 잊지 않겠습니다."

-코로나·수해·불법하천·ASF 등..현장의 증인이었다.
-가평군민과 동료들에게 고마운 기억 하며 살겠다.
[가평 NGN 뉴스] 정연수 기자=2020년 끝자락인 29일 오후 5시, 가평군청 정정화 부군수실을 노크했다. 늘 현장에 나가 자리를 비우는데 웬일인지 자리에 있다.
손에는 쇼핑백과 옷을 들고 있었다. 그리곤 여러 개의 옷과 책을 봉투에 담았고 책상 바로 옆에도 옷과 책이 담긴 여러 개의 봉투가 있었다.
수줍은 듯 늘 부드러운 웃음을 보이던 그의 입가엔 오늘따라 묘한 미소가 감돌았다. 웃을 듯 말 듯 하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라고 묻는 기자에게 정정화 부군수는, “세월 참 빠르네요!”라며 커피 두 잔을 들고 기자와 마주 앉았다. 가평군 부군수로 부임한 지 1년, 이제 가평군을 떠나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공직생활 마지막 부임지인 가평군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난 40년간 몸담았던 공직 생활을 뒤로하고 제2의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1980년 경기 파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정정화 부군수는, 경기도 기획예산 담당관, 균형 발전담당관 등 40년간 경기도 살림을 도맡아 온 행정 통이다.
가평군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20년 1월, 가평군 부군수로 부임한 그는 ‘일복이 터진 사람, 일을 몰고 다니는 것 같은 인물’이였다.
퇴임을 불과 1년 남기고 가평으로 부임한 그에게 도청 선·후배들은 “공기 좋은 청정 가평에 가는 것은 평생을 바쳐온 공직생활의 보너스”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립 서비스였다. 부임하자마자 터지기 시작한 코로나 19로 하루에도 3~4차례 화상회의와 방역 현장을 살펴야 하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일상생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던것은 이뿐이 아니었다. 이른바 이재명표 불법하천과의 전쟁으로 400여 km에 이르는 가평군 계곡 곳곳을 누비며 원상복구 현장을 점검하고 독려해야 하는 악역(?) 현장에서 나날을 보냈다.
불법하천 정비가 마무리될 즈음인 7월 말부터 폭우가 또다시 그의 발길을 현장으로 끌어냈다.
산사태로 일가족 3명이 숨지고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곳곳에서 산사태로 통행이 두절되고 청평 5리 마을이 침수되어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복(?)이 터졌다. 인명피해와 수재민 발생, 도로 유실 등등 끼니도 거른 체 현장을 누벼야만 했다. 여러 날을 사무실 의자에 앉아 새우잠을 자며 또다시 복구 현장으로 발길을 옮겨야만 했던 그의 발은 퉁퉁 부었고 속 옷은 언제 갈아입었는지 모를 정도로 초췌했다.
수해 피해복구도 안 된 상태에서 이번엔 코로나 19가 가평군에 휘몰아쳤다. 8.15일 이후 청정 가평에 상륙한 코로나 19는 보름 동안 무려 40명이 집단 발생했고, 가평군 전역으로 전파되었다.
긴급 방역과 임시 선별진료소 설치 등 확산 및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발길은 현장으로 향하였으며, 선봉에 서있었다.
그러나 공직자와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진자가 100명을 기록한 것을 그는 못내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그는 또다시 11월 26일 개곡리 일대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양성 반응이 나와 한 달째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전쟁을 하던 중 가평군을 떠난다. 산 좋고 물 좋은 가평에서 그는 40년 공직 생활 중 1년을 그렇게 보냈다.
도청에서 근무할 때는 행정직으로 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한 정정화 부군수는 가평군 1년 임기 동안 자신에게 생긴 트레이드 마크는 “노란 점퍼의 사나이”가 되었다.
출근해서 첫 업무가 코로나와 ASF 화상회의로 시작되고 현장에서도 노란 점퍼를 입은 그는 공직생활 40년 동안 가평군에서의 “야전 생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가평에서의 임기 중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산사태로 일가족 세 분의 희생”이라고 말한 그는 “다시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내일이면 공로연수와 함께 40년 공직을 마무리하는 정 부군수는 1년간 자신을 믿고 도와주신 “김성기 군수님과 모든 공직자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6만4천여 가평군민들께도 감사”드리며 “가평에서의 공직생활은 인생에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겠다”며 작별 인사를 했다
아내 장연숙님과 슬하에 1남을 둔 그는 “무사히 공직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정정화 부군수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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