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 일보 현장 사진 틀리게 설명, 인재로 단정

-산사태 발생한 곳, 암반층, 암반 위에 있던 토사,빗물 흡수해 40도 급경사 타고 슬라이딩 참사 빚어
-산사태 최초 지점부터 한 덩어리 암반 형성, 50여 미터 미끄럼틀과 유사
[가평 NGN뉴스] 정연수 기자=모든 사건·사고 현장에는 흔적이 남는다. 흔적은 곧 사건의 원인 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이자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건·사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지난 3일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 펜션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D 일보는 5일 자 보도를 통해 펜션 관리동을 덮친 산사태가 마치 뒤편에 있는 과수원 개간부지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가파른 암석 아래 펜션 허가…. 폭우때 산사태 위험, 손 놓고 있었다“의 헤드라인과 부제 “내부 암석 급경사로 산사태 취약 뒤편은 과수원 변경해 지반 약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토목공학과 교수 두 명의 견해와 드론으로 찍은 사진에 그래픽으로 설명까지 했다.
이같은 주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가장 기초 사실을 외면한 것이다.
서울시립대 모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고를 당한 펜션 위쪽 경사도가 크다는 지적과 ”펜션 위쪽에 있는 토지 아래 돌의 경사가 35~40도인데 이렇게 가파른 경사 바로 옆에 펜션을 지으니 지반이 약해서 토사 붕괴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를 요약하면 ‘과수원 부지 밑에 건물을 지었고, 과수원 부지에서 산사태가 발생’ 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또 "가평군이 과수원 아래 펜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과수원으로 지목 변경 허가를 내줬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연세대 모 교수의 말을 인용 “과수원은 임야보다 물 흡수량이 2배 가까이 높아 토사 붕괴, 산사태 사고에 매우 취약하다”고 했다. 이 내용도 마치 산사태의 주요 원인이 과수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준공 당시엔 수백여 그루의 개복숭아 나무가 심어졌으나 현재는 몇 그루 남지 않았다)
과수원 자리는 당초 지목상 농림지일 뿐 임야이다. 농림지는 당장 주택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개간허가를 받아 유실수 등을 심고 5년이 지나면 보존관리로 지목이 변경돼 주택을 지을 수 있다. 그래서 농림지를 소유한 사람들은 개간허가를 받는다. 사고가 난 건물 뒤편 과수원 부지도 개복숭아를 재배하겠다며 개간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형식일 뿐 사실상 개복숭아 나무는 거의 없다. 일종의 편법이다. 아무리 편법으로 조성된 과수원 부지라 하여도 경사도 차이만 있을 뿐 임야와 다름없다 그런데도 “과수원 부지는 임야보다 물 흡수량이 2배 이상 높아 토사 붕괴, 산사태 사고에 매우 취약하다? 는 주장은 논리의 비약이다.
과수원은 계단식으로 모두 3개 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가장 아래 300평이 희생된 김 씨 소유이며, 나머지는 이 모 씨 소유이다. 매몰된 건물에서 산 쪽을 바라보면 이번 산사태로 과수원 우측 일부분이 밀려온 토사로 발목 높이 정도가 쌓여 있고 나머지 부분은 아무 이상이 없다. 그리고 단지를 조성하면서 세운 석축도 토압에 밀린 부분들만 약간씩 기울어져 있는 상태이다. '산사태가 과수원 부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산사태 최초 발생지로 추정되는 산 정상으로 올라가 본 기자, 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암반이다. 급경사에 미끄럼틀 처럼 형성되어 여러차례 미끄러졌다)
산사태는 인접해 있는 64-2번지 정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의심에 여기가 없어 보인다.
기자는 4일에 이어 5일에도 산사태가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산 정상 부분에 올라갔다.

(곤죽이 된 흙을 치워보면 곧 바로 표면이 반질반질한 암반층이 나온다)
경사 40~50도는 족히 되는 암반은 빙판처럼 미끄러웠다. 아직도 암반 위에는 곤죽이 된 흙으로 덮여 있다. 그래서 토사를 밟으면 여지없이 미끄러진다. 50여 미터 올라가는데 미끄러져 어려움이 컸다.

(정상에서부터 시작된 암반층은 한 덩어리가 되어 길이 50여 미터,넓이 15미터로 급격한 내리막을 형성하고 있다)
산 정상 끝부분에서 보면 발밑에 길이 약 50여 미터 넓이 15 미터의 암반층이 사고 현장 쪽으로 미끄럼틀처럼 펼쳐져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어김없이 암반층으로 형성되어 있다. 직각으로 잘려나갔다. 정면에서 볼 때 좌측 부분 절개지 모습)
산사태로 토사가 유출된 오른쪽과 왼쪽 모두 암반층으로 되어 있었으며 모두 직각으로 잘려 나간 모습이었다. 산사태로 토사가 유출된 산 정상은 마치 반원을 그린 것처럼 잘려 나갔다.

(매몰된 건물에서 바라 본 산사태 현장. 적색 표시된 곳 모두 암반층이 수직으로 잘려 나갔다)
그리고 산사태 최초 발생 지점으로 추정되는 정상에는 토사와 암반 경계지점엔 겉면이 20~30㎝ 깊이로 여러 군데 갈라져 있었다.

(산사태 현장 정상,암반층이 시작되는 지점에 깊이 20~30Cm 가량 되는 토사가 갈라져 있다. 갈라진 부분으로 빗물이 유입되면서 암반층과 토사 사이로 흘러 들어가 토압을 견디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빗물이 갈라진 사이로 스며들면서 암반 위에 있던 토사가 물을 흡수해 슬라이딩 되면서 토압을 견디지 못하고 한꺼번에 도미노처럼 밀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이 신문은 “지반이 약한 과수원이 토사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함께 무너져 내려 펜션을 덮쳤다”고 보도했다. 과수원 부지는 전혀 무너진 곳이 없다. 오히려 과수원 위에서부터 흘러내린 토사로 과수원 부지는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 표현이 설득력이 있다.
한 가지 의문점은 지적할 수 있다. 개간허가를 받고 토목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도로를 따라 중장비로 경사면(법면)이 생겼다. 이 경사면 하단을 보면 암반층으로 되어 있다. 경사면에는 흔히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 옹벽 또는 보강토, 석축을 시공하는 것이 일반화된 토목이다.

(개간허가를 받은 과수원 단지, 밑 부분은 암반층으로 별다른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과수원은 토사 유출 방지 시설인 옹벽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경사면이 암반층으로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입수해 분석한 설계도면에도 구조물 설치는 없었다.
구조물이 없기 때문에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현장에서 가서 눈으로 확인해 보기 바란다. 진실은 현장에 흔적을 남는다. 현장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선 "현장 보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3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현장엔 흔한 "폴리스 라인도, 현장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비가림막 조차없이 방치"되어 있다. 이번 사건은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한 소송이 불가피하다. 당장이라도 현장을 보존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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