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속 500만 원 전달 의혹에 이어 "시장님 잘부탁"한다며 현금 100만 원"녹취록 파문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5.29 17:03
- 조회수 667,557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돈 받은 A씨 "오늘 포천선관위에 신고"

[금품 100만 원 전달 전 과정의 녹음 파일은 유튜브로 공개합니다.]
지난 24일 저녁 6시 무렵.조용하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립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최모 씨.전화를 받은 사람은 A씨였습니다. 최씨는 포천에서 폐기물 사업을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A씨는 지역 기자로 추정됩니다.
수화기 너머 최씨의 목소리는 짧고 단호했습니다. “누가 전화하면 그냥 받아.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받아서 용돈으로 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누군지 묻지도 말고 그냥 받아.” 돈을 받는 이유도, 누구 돈인지도 묻지 말라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전화를 받는 A씨의 목소리는 잔뜩 움츠러들어 있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형님…” 형님이라 부르며 연신 저자세로 답하는 A씨.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이유 없이 돈을 주겠다는데, 대체 왜 이런 전화가 걸려온 걸까. 세상에 공짜 돈은 없습니다. 잠시 뒤, 최씨의 진짜 의도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시장 거 신경 좀 써. 시장 선거 막판이잖아.”
포천시장 선거를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돈의 대가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약 10분 뒤.또 다시 전화벨이 울립니다.
이번엔 A씨도 모르는 번호였습니다.“저 종X동생인데요. 형님이 뭐 좀 시키셔가지고 잠깐 찾아뵈려고 그러는데…”
A씨는 주소를 알려줍니다. “원X로 ○○입나다.”잠시 후. 최씨가 보냈다는 서모 씨가 도착했습니다.
그는 흰 봉투 하나를 건넨 뒤 급히 자리를 떠났다고 합니다.
봉투 안에는 5만 원권 현금 100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돈을 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녹취 속 최씨의 말은 다시 한 번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시장 거 신경 좀 써. 시장 선거 막판이잖아.”
현재 포천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후보와 국민의힘 백영현 후보의 양강 구도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금을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최씨는 누구를 위해 움직였던 걸까. 확인 결과, 최씨 휴대전화 프로필 사진에는 국민의힘 백영현 후보 사진이 설정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씨는 지역에서 폐기물 사업을 하는 인물로, 평소 백영현 후보를 지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돈 봉투를 직접 전달한 신모 씨는 누구일까. 서씨 역시 지역에서 페인트 관련 사업을 하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역사회에서는 컴퓨터 기부 활동 등을 하며 독지가로 소개됐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결국 한 사람은 돈 전달을 지시했고,다른 한 사람은 직접 현금을 전달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들이 단순 심부름꾼인지, 아니면 선거 막판 물밑에서 움직이는 금품 선거 브로커 역할을 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혹은 당선 이후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용 줄서기’였던 것은 아닌지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졸지에 현금 100만 원을 받게 된 A씨. 녹취에는 최씨가 거듭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누군지 묻지도 말고 그냥 받아.”
취재가 시작되자, 돈 전달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최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또 실제 봉투를 전달한 신모 씨에게도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는 29일 포천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현금 100만 원과 함께 자술서를 제출하며 공익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전날.백영현 후보 측에 ‘신발 속 현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녹취록까지 공개됐습니다.
하루 사이 연이어 터져 나온 현금 전달 의혹. 하나는 ‘신발 속 500만 원’, 또 하나는 ‘시장 선거를 부탁한다’며 건네진 100만 원 봉투였습니다.
선거 막판 포천 정가를 뒤흔드는 검은 돈 의혹. 잇따른 녹취 공개 속에 백영현 캠프는 거센 파도 한가운데 놓이게 됐습니다.
BEST 뉴스
-
[끝까지 판다] 다 해놓고 이제 와 공법 바꾸자?…가평 소각장 ‘뒤늦은 열분해론’ 저의는
4년간 주민을 설득해 입지를 정하고, KDI 검토를 거쳐 제3자 제안공고와 업체 평가 단계까지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소각 방식을 바꾸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왜 하필 지금인가. 가평군이 추진하고 있는 하루 85톤 규모 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싸고 최근 일부 주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존 스토커 방식에 문제를 제... -
1,500번 겹친 입찰…가평군, 이제는 ‘입찰제한 여부’ 정식 조사하라
가평을 거점으로 앞에서는 언론사, 뒤로는 용역이란 이름으로 활동해 온 A·B사를 둘러싼 공공입찰 의혹은 더 이상 단순한 ‘업체 간 경쟁’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본보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두 업체는 동일 건물·동일 층에 주소를 두고 부부와 자녀가 대표·감사 ... -
[끝까지 판다 ⓶] 군민 반발에 철회한 새마을 회의수당…1년 만에 또 군민 혈세로 지급하나
군민들의 반발로 철회했던 새마을회 회의수당이 불과 1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가평군이 새마을회 회원 274명에게 연간 1억960만 원의 회의수당을 지급하려다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바로 그 사안이다. 당시 새마을회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스스로 철회 공문을 제출했다. 그런데 최근 가평... -
[끝가지 판다 ⓵]어려운 이웃 준다던 김치, 어디로 갔나…가평 새마을회 '김장 봉사'의 불편한 진실
김치는 담갔다. 그런데 그 김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경기 가평군 새마을회(지회장 손종기)가 해마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개최해 온 김장행사를 둘러싼 의문이다. 김장김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홍보됐다. 그러나 정작 그 김치가 누구에게 얼마나 전달됐는지를 둘러싼... -
가평 85톤 소각장, 스토커냐 열분해냐…수백억 선택 ‘20년 운영비’ 따져야
가평군이 하루 85톤 규모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계획하면서 어떤 처리방식을 선택할지가 향후 수십 년간 운영비와 재정부담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시 쓰레기 소각시설 가평군의 주민등록인구는 약 6만명 수준이지만 수도권 대표 관광지라는 지역 특... -
[끝까지 판다] 가평 새마을회, 15억 빚 6년째 원금 ‘0원 상환’ 의혹…남의 빚 갚아주고 군민 혈세는 또 받나
가평군 새마을회가 남의 빚을 대신 갚으려고 15억 원을 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6년이 지나도록 대출 원금은 한 푼도 갚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런데도 매년 억대 임대수익을 올리고 군으로부터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경기 가평군 새마을회의 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