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전리 밭에서 ‘드르륵’ 파쇄기…산림보호팀 10여 명 현장 작업
산림 83% 가평, 봄철 산불 고위험…“사전 제거가 최선의 예방”
11일 오후 경기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의 한 밭. 희뿌연 먼지와 함께 기계가 돌아가는 굉음이 들렸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가평군 산림과 소속 산림보호팀과 산림병해충 예찰방재단 등 10여 명이 들깨대와 콩대, 옥수수대 등 영농부산물을 파쇄기에 넣어 잘게 부수고 있었다.
수확이 끝난 농경지에는 흔히 농업 부산물이 남는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태우는 경우가 많은데, 작은 불씨 하나가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크다. 가평군이 영농부산물 파쇄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이유다.
이날 현장에 나온 산림보호팀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부산물을 처리하기 어려워 대부분 태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산불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며 “미리 파쇄해 퇴비화하면 산불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봄철 산불의 상당수가 농업 부산물 소각이나 논·밭두렁 태우기 등 인위적 요인에서 발생한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겹치면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산으로 번질 수 있다.
가평군은 전체 면적의 약 83%가 산림이다. 400㎞에 달하는 계곡과 울창한 잣나무 숲이 이어지는 대표적인 산림 지역이다. 자연이 풍부한 만큼 산불 위험도 높다. 가평군 산림과 산림보호팀과 산불감시원, 산림병해충 예찰방재단은 사계절 내내 산림을 지키는 ‘현장의 파수꾼’들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200㎞ 이상을 이동하며 병해충 예찰, 산불 감시, 방역 활동 등을 수행한다.
봄·가을에는 특히 영농부산물 파쇄 작업이 주요 임무가 된다. 농가에서 신청하면 현장을 찾아 직접 부산물을 수거하거나 파쇄기로 잘게 부순다. 산림보호팀원은 “몰래 태우다 산불로 번지는 사례가 가장 걱정된다”며 “신청만 하면 어디든 찾아가 파쇄 작업을 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장마와 폭염 이후 해충 번식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활동이 이어지고, 가을과 겨울에는 산불 감시와 병해충 예찰 활동이 강화된다. 산불이 발생하면 이들은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된다. 초기 진압과 잔불 정리 과정에서 절벽과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일이 반복된다.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현장 관계자의 말처럼, 숲을 지키는 일은 조용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임이다. 푸른 숲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는다. 맑은 계곡 역시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산불 예방부터 병해충 예찰, 방역 활동, 영농부산물 파쇄까지. 사계절 현장을 누비는 산림보호팀의 발걸음이 오늘도 ‘청정 가평’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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