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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화악산 조무락 계곡의 춘설(春雪)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3.07 16:39
  • 조회수 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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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락설경3.jpeg밤새 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만 새벽이 오기 전, 아주 조용한 숨결로 하늘은 눈을 내려보냈다.

그리고 아침. 화악산 깊은 품에 안긴 조무락 계곡은 마치 처음 세상이 태어난 날처럼 하얗게 숨을 고르고 있었다.

 

겨울이 떠났다고 믿었던 숲 위로 봄이 남몰래 흘린 마지막 눈물이 나무 가지마다, 바위 틈마다
빛나는 기억처럼 내려앉았다.

조무락설경4.jpg

계곡물은 멈추지 않았다. 얼지 않은 물소리는 눈 덮인 산의 심장처럼 맑고 깊게 울렸다. 하얀 눈과 흐르는 물, 그리고 그 사이를 가르는 바람. 그 모든 것이 한순간 세상을 비워낸 듯 고요했다. 

조무락설경1.jpg

햇살이 능선을 넘자 조무락의 설경은 눈부시게 빛났다. 눈 위에 떨어진 빛은 마치 별들이 산으로 내려온 듯 작은 불꽃처럼 반짝였고, 산은 그 빛을 품은 채 천천히 봄을 향해 숨을 쉬었다.

 

사람의 발자국 하나 없는 계곡. 오직 자연만이 남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겨울과 봄이 잠시 손을 맞잡은 순간. 그 짧은 시간 속에서 화악산 조무락 계곡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도 가장 찬란한 풍경이 되었다.

조무락설경2.jpg

 

그리고 그 설경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녹지 않을 것이다.[사진/장호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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