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하는 군민과 관변단체의 책임

국민연금공단이 가평상담센터를 연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연간 2억 원의 예산 절감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니다.
고령층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가평군에서 상담센터 폐쇄는 곧 국가 안전망의 붕괴와 다름없다. 주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효율만 따진 이번 조치는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공단은 “전화 상담과 온라인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모르는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고령층은 디지털 접근성이 낮다.
노후를 의지할 마지막 제도적 장치인 국민연금마저 ‘비용 효율’의 이름으로 축소된다면 주민의 불안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연간 2억 원의 절감과 수천 명 주민의 불편 사이에서 무엇이 더 무거운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지방소멸 대응”을 외치면서 정작 공공기관을 지방에서 철수시키고 있다. 경기도 북부로 이전한 산하기관이 수십 개에 이르지만 가평군에는 단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제2경춘국도 노선에서 가평이 완전히 배제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소리를 내지 않는 군민과 지자체에는 그만큼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침묵하는 군민과 관변단체의 책임'
이 사안에서 더 뼈아픈 대목은 군민 사회 내부의 태도다. 가평에는 수많은 관변단체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은 해마다 군비 지원으로 해외·국내 연수를 떠나면서 정작 군 발전을 위한 목소리는 내지 않는다.
특정 인물이 군정에 깊숙이 개입해 단체장을 10년 넘게 괴롭혀도, 제2경춘국도가 춘천으로 빠져나가도, 그들은 침묵했다.
군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작 앞에 나서야 할 순간에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뒷담화에만 능하다. 타인의 등을 떠밀어 대신 발언하게 하는 못된 습관은 어느새 고착화됐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곳에 기회가 주어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외면한 결과가 오늘의 현실이다.
'비겁한 침묵이 낳은 결과'
가평상담센터 폐쇄는 단지 공단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다. 이는 주민 권익을 지키지 못한 지역사회의 무력함을 드러낸다. 공공기관 철수, 국책사업 패싱, 발전 기회 상실 모두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군민 사회가 스스로 자초한 결과다.
이제라도 주민들은 달라져야 한다. 뒷담화가 아닌 공개된 목소리, 방관이 아닌 참여와 행동만이 지역을 지킬 수 있다. 공공성은 정부와 공단만의 몫이 아니다.
지역 스스로 권리를 지킬 때 비로소 정부도 움직인다. 비겁한 침묵의 대가를 더 이상 치르지 않기 위해, 가평 군민 사회는 더 늦기 전에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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