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vs. 환경·주민 피해” 맞서
30년간 이어진 석산 기업, 지역의 ‘양날의 칼’
경기도 가평군에서 골재 부족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해 골재 수급난과 난개발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토석 채취 제한구역 해제를 결정하면서, 기존 석산 인근에 신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역 사회는 심각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가평에서 30년 넘게 운영된 한 골재 채취 업체는 이번 정책 변화를 계기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약 150명의 직접·간접 고용을 유지하며 지역 세원에도 기여해 왔다. 회사 측은 “관광산업만으로는 지역경제를 버틸 수 없다. 골재 자급자족과 고용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행정과 의회의 중립적 역할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시각은 다르다. 신상3리 윗마을 주민들은 지난 7월 15일 열린 경기도 주관 예비 환경평가 간담회에서 “발파로 인한 소음, 진동, 비산먼지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강력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일부 주민들은 사업 반대 탄원서 서명 운동에 나서고 있다.
해당 사업은 아직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사업 승인 여부는 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되지만, 주민들은 이미 “기업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이 제기된 바 있고, 비록 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지역 사회에 남은 불신은 여전하다.
'골재 자급자족 문제와 지역경제 의존성'
문제는 단순히 기업과 주민 간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가평군은 이미 자체 골재 공급이 제로상태이다. 골재는 아파트 건설, 도로 공사 등 필수 사회기반시설에 필요한 자재다. 이대로라면, 외부 반입에 따른 물류비와 건설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는 곧 군민의 경제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업체 측은 이를 근거로 “골재 채취 불허는 곧 지역 경제 악화로 직결된다. 피해는 업체뿐 아니라 직원과 가족 150여 명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회사 측은 경기도의 태도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아직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았는데 주민 합의서, 공청회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사업 포기 압박”이라는 것이다.
가평군은 ‘청정 관광도시’ 이미지를 내세워 왔지만, 한편으로는 토목·건설에 필요한 골재 공급이라는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다. 관광업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는 만큼, 산업 다변화와 고용 유지의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가평의 골재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과 마을의 이해관계 충돌이 아니다. 이는 곧 지역경제, 환경, 주민 삶의 질, 행정의 균형 역할이 모두 맞물린 구조적 문제다.
군은 ‘관광 vs. 산업’이라는 이중과제 속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민들은 단기적 보상보다 장기적 피해를 우려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기업은 고용과 경제 논리를 앞세워 행정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사회 신뢰와 공동체 결속력은 물론 군 전체의 발전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탁상 행정이나 일방적 기업 논리가 아닌, 공론의 장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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