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한적한 이름이 어느새 ‘지속적 인구 감소’, ‘청년 유출’, ‘도시 침체’라는 고단한 현주소로 호명된다. 하지만 정말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동두천시의회 박인범 의원이 던진 ‘생활인구 100만 시대’라는 담대한 화두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이 도시가 처한 인구 위기의 본질을 정면에서 응시한 통찰이다.
◇ 정주인구 집착이 만든 착시 — 현실의 벽
그동안 동두천은 ‘사람을 더 유입하라’는 정주인구 정책에 고군분투해왔다. 아파트를 늘리고, 각종 지원정책을 쏟아냈지만, 청년은 떠나고 출생은 줄었다. 이 땅에 ‘주소’만 두자고 호소하던 관행적 전략으로는 전혀 변하지 않는 구조적 현실, 그것이 우리가 마주한 자화상이다.
하지만 치열하게 질문해보자. 정말 ‘현 인구’만이 도시 경제와 문화, 활력의 전부인가. 구태의연한 ‘정주성’ 집착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동두천의 활력은 더디게 소진된다.
◇ 이제는 ‘찾아오는 사람’에 답이 있다
박인범 의원이 제기한 ‘생활인구’ 개념은 지역경제 역동성의 새로운 모멘텀이다. 주민등록에만 눈멀지 말고, 동두천을 ‘방문하고’, ‘체험하고’, ‘지갑을 여는’ 외부인을 도시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세워야 한다.
관광객, 직장인, 대학생, 군 장병, 단기 체류자. 그들의 ‘소비’와 ‘유입’, ‘재방문’이 지역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수도권 북부의 빼어난 자연, 소요산과 왕방산·탑동계곡 등이 전국적 체류명소로 발돋움하는 순간, 인구 문제의 해법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진다.
◇ 방향 전환보다 더 중요한 건 ‘전략의 구체성’
분명, ‘생활인구 확대’는 선언만으론 아무 의미 없다. 박 의원이 내놓은 5대 전략은, 동두천의 잠재력을 ‘정주’ 프레임이 아니라 ‘체류’ 프레임에서 재구성하는 구체적 로드맵이다. 소요산 야간 명소화, 6산·계곡의 글램핑·치유숲, 테마형 유휴지 개발, 예술인촌·청년문화 클러스터 도입, 수도권과의 교통망 혁신, 실시간 홍보 및 디지털 브랜딩까지… 각각은 ‘한 번 들르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르고, 다시 찾고, 추천받는 도시’로 향하는 전술이다.
이미 동두천은 시민 편의시설·복합커뮤니티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해왔다. 이제, “현지인을 위해 얼마나 지었는가”라는 질문에서 “얼마나 많은 타인이 이 공간을 누리는가, 낯선 방문이 일상으로 연결되는가”에 방점을 찍을 차례다.
◇ 생활인구 유입, 진정한 도시 혁신의 지름길
정주인구는 단기간에 늘 수 없다. 그러나 생활인구는 의지만 있다면 시민, 행정, 민간이 합심해 곧바로 변화를 이끌 공간이다. 구도심 빈 점포가 여행객 위한 편집숍이 되고, 외지 청년들이 예술창작촌에 장기 체류하며 카페와 마켓을 열고, 전국 등산객과 캠핑족이 동두천에서 더 오래, 더 많이 머무른다? 이것이야말로 인구 정책 대혁신의 촉매제가 된다.
동두천이 꿈꾸는 ‘생활인구 100만 시대’는 더이상 관념이 아니다. 관점의 전환, 실질적 실행, 그리고 도시 브랜드의 과감한 혁신만이 지역소멸 위기를 상생의 기회로 바꾼다.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라.
이제 동두천은 ‘사는 도시’를 넘어 ‘오고 싶은 도시’ ‘머무는 도시’라는 완전히 새로운 승부에 나서야 할 시간이다.
생활인구 100만, 그 도약의 출발점에 지금 우리 모두가 서 있다.
BEST 뉴스
-
[단독]성폭행 고소 되레 ‘무고’ 판단…경찰,가평군의원 A씨 검찰 송치
과거 한 남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가평군의회 A 의원이 이번에는 무고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믿을 만한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A 의원에 대한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의원은 지난 2021년 B씨... -
예견된 이사장 공석, 왜 늑장 인선했나…‘특정 퇴직 서기관 맞춤형 인사’ 의혹
-취업제한은 2027년 6월까지…두 달 늦춘다고 제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가평군, 지연 사유·후보 접촉 여부·취업심사 진행 상황 투명하게 밝혀야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가 후임자 선임도 없이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가평군의 늑장 인사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전임... -
[단독]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 불거진 ‘모계 8촌설’…가평 술렁
-지원자 9명,서 군수 선거캠프 선대본부장 출신도 포함 -친족관계만으로 내정 단정 못 해…“심사·추천 과정 투명하게 공개해야” 가평군청 외경.[드론/정연수 기자]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을 둘러싸고 서태원 가평군수와 공모에 지원한 김구태 전 가평군 서기관이 모계 ... -
[집중취재/물 위에 세운 파크골프장①] 6개 읍·면에 160억…가평군은 왜 하천으로 몰렸나
본보는 가평군을 비롯한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파크골프장 건설 실태를 점검하고, 하천부지 침수 위험과 반복 복구비, 환경 훼손 및 중복투자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 3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편집자 주- -대성리 기존 36홀 인근에 54홀 추가…청평 생활권에 총 90홀 -가평읍 달전리에도 2... -
[현장 르포] ‘경자유전’ 칼바람에 얼어붙은 농촌 부동산…가평 개발경제가 멈췄다
-설악면 외지인 소유 농지 ‘반값 매물’까지 등장했지만 거래 절벽 -중장비·주유소·철물점·식당으로 불황 확산…경기북부 농촌경제 ‘도미노 위기’ 경기 가평군 설악면의 농지. 이 땅은 서울에 거주하는 최 모씨가 세컨하우스를 짓기 위해 3년 전 매입했다. 그런데 농지 전수 조사가 시작되면서 매... -
"측근일수록 권력에서 한 걸음 더 물러서야 한다"
권력의 곁에는 언제나 ‘측근’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선거철 후보자의 옷깃만 스쳐도 측근을 자처하고, 유세장을 따라다닌 인연은 어느새 ‘성골’과 ‘진골’을 가르는 훈장처럼 포장된다. 선거가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 ‘논공행상’이라는 낡고 불편한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26일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공개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