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회 의정연수원 설립 부지가 연천군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유치에 실패한 가평군에서는 집행부와 의회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유치전은 단순한 기관 유치 경쟁을 넘어, 지역 발전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가평군민들의 절박한 열망이 걸려 있었던 만큼, 실패의 원인과 그 후폭풍은 결코 가볍지 않다.
◇ ‘민·관·정’ 협력 부재, 실패의 본질
가평군은 연인산 도립공원 내 도유지를 후보지로 제안하며 자연환경, 교통 접근성, 인프라 등에서 최적의 입지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도의원과 직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가평군은 높은 선호도를 보였고, 군민과 공무원, 지역사회가 참여한 유치추진단도 결성됐다.
그러나 연천군이 민관 협력 추진위원회를 일찍 꾸리고, 군수와 군의회, 범군민이 한 몸처럼 움직인 것과 달리, 가평군에서는 ‘민·관·정’의 유기적 협력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유치 과정에서 집행부와 군의회, 정치권의 소통은 마지막 단계에야 이루어졌고, 현장실사에도 군의원 일부만이 소극적으로 참석하는 등 조직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행부는 “정치권에서 나몰라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고, 의회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끔 소통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결국 양측은 사과로 일단락 지었지만, 본질은 ‘책임 전가’가 아니라 ‘협력의 실패’에 있다.
◇ 반복되는 공공기관 유치 실패…군민의 박탈감
가평군은 이미 세 차례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과 공공의료원 유치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이번 의정연수원 유치 실패 역시, 공공기관 하나 없는 현실에서 군민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겼다.
수도권임에도 각종 규제와 지원 배제, 인구감소와 낙후 문제가 겹치면서, 가평군은 지역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평군은 접경지역 요건을 모두 갖추고도 법적 지정에서 수차례 배제되어 왔고, 그 결과 각종 재정지원과 세제혜택 등에서도 소외된 역차별을 받아 왔다.
최근 접경지역 지정되며 변화의 기로에 서 있지만, 그간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 실현되지 않은 현실이 군민들의 상실감을 키우고 있다.
◇ 지역 낙후 극복, 실질적 협력과 전략이 절실
가평군의 사례는 단순히 한 번의 유치 실패를 넘어, 지역 발전 전략과 협력 구조의 근본적 재점검을 요구한다. 인구감소와 낙후, 규제와 지원 배제라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관·정이 진정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실질적 연대와 전략적 접근을 펼쳐야 한다.
공공기관 유치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자생력 회복의 마중물이 되려면, 군민 모두가 필요성과 절박함을 공유하고, 체계적이고 투명한 소통과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유치 실패는 가평군에 또 한 번의 아픈 교훈을 남겼다. ‘남탓’ 공방을 넘어, 이제는 모두가 책임을 나누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한 단계 더 성숙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가평군이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이 바로 변화의 출발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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