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의원 “열매 먹고 배탈 났으니 수종 바꿔라” 에 예산 2억 낭비
경기 가평군은 14일, 조종면(현리)중심 도로인 청군로에 있던 가로수를 모두 제거했다.

‘가시 칠엽수’ 또는 ‘마로니에’로 잘 알려진 가로수다.

▲용도 폐기된 가로수는 조종면 청군로 왕복 3km 구간에 있던 100여 그루,수령은 최소 20년
멀쩡한 가로수를 제거한 건, 조종.하면 지역 군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23.24년 행정사무 감사에서 양재성, 이진옥 군 의원은 “주민이 가로수 열매를 먹고 배탈이 났고, 가을엔 낙엽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니 수종 변경을 요구했다.”
▲마로니에 열매는 얼핏 보면 ‘밤인 듯 호두인 듯’하다. 독성도 있다.
열매를 생으로 먹으면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 여러 부작용도 있다. 심한 경우 위장 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로 군 의원 두 명이 수종 변경을 요구했다. 그러자 군 산림과는 수종 변경 대신 “열매를 먹지 말라”는 주의 표찰과 현수막을 곳곳에 설치 했다.

하지만 군 의원은 “잎이 크고 넓어 상가 간판을 가리고, 가을엔 낙엽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라는 민원이 있다면서 다른 품종으로 바꿀 것을 집행부에 요구했다.
가평군은 주민 의견의 73%가 제거를 찬성했고, 대체 품종은“‘이팝나무’를 선호한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군은 마로니에를 제거한 그 자리에 '이팝 나무'를 심는다.[위 사진/이팝 나무]
소수의 이장과 군의원 말 한마디에 멀쩡했던 가로수는 제거됐고, 교체 비용으로 세금(도비) 2억 원이 투입됐다.
가평군의 행정은 ‘민원으로 시작해 민원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게 관행화되어 있다. 골프장, 개발행위, 심지어 개인 주택 한 채를 지으려면 마을 주민들 입단속부터 해야 가능할 정도로 민원을 위장한 지역 님비 현상도 굳어졌다.
수법도 지능적이다. 마을 발전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다. 응하지 않으면 ’길을 막거나 소음·분진 등 온갖 구실을 들어 민원을 빙자한 압력을 행사한다. 공갈·협박·갈취와 다름없다.
그래서 “인허가는 민원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공공연하게 벌어진다.
정당한 행정 절차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할 공직자는 민원인의 눈치를 보며, “민원부터 해결하라”며 폭탄 돌리기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수령 20년도 더 된 멀쩡한 가로수를 제거하고 세금 2억 원을 투입해 가로수를 교체한 것도 민원을 빙자한 해당 지역 군의원들의 압력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20년 이상의 세월을 지역민과 이방인들에게 그늘과 싱그러움을 제공했던 100여 그루의 마로니에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선 도심 속 낭만의 나무로 사랑을 받는다.
‘마로니에 공원’도 있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꽃이 피겠지~~.’라는 노래도 있다.
양재성. 이진옥 두 의원이 제기한 “열매와 낙엽이 문제”라면, 대학로에 있는 수백 그루의 마로니에는 이미 제거됐어야 이치에 맞다. 세금 낭비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제거된 마로니에(가시칠엽수)는 최대 39m까지 자라는 낙엽 활엽수로, 꽃은 하얀색이고 5~6월에 피기 때문에 5월의 꽃으로도 불린다.
어지간한 기후변화에도 잘 자라고 잎이 크고 넓어 가로수나 공원, 개인 주택 장식 수로도 많이 식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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