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래", "응"... 위기 때 카톡으로 '나 여기 있소' 외치는 교통공사 사장

  • 정연수 기자 기자
  • 입력 2025.03.28 18:40
  • 조회수 970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가족 식사 중 형식적 메시지로 열차탈선 대응한 \'부재중 리더십\'의 민낯

제목 없음-1.jpg


최근 서울에서는 열차가 탈선했다. 시민의 발이 멈췄다. 그런데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어디에 있었을까? 가족과 식사하며 휴대폰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래", "응". 서울 대중교통의 수장이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중대 사고에 내놓은 대응이 고작 이 두 단어였다.


지난 3월 23일 신도림역 열차탈선 사고는 단순한 운행 차질을 넘어 수많은 시민의 일상을 마비시킨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혼란의 한가운데서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카톡 리더십'이라는 새로운 위기관리 방식을 선보였다. 현장에 달려가는 대신, 가족 식사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그래", "응"이라는 심오한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대체 무엇을 위한 자리인가? 연봉 1억이 넘는 이 자리는 위기 상황에서 '카톡 두 글자'를 보내기 위해 존재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인공지능 챗봇에게 이 자리를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AI챗봇은 "그래", "응"보다 더 많은 단어를 구사할 테니 말이다.


서울시 도시철도과 박주선 과장은 "지휘감독이 어디서 이루어졌는지보다 적시에, 적절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묻겠다. "그래", "응"이라는 두 단어가 과연 '적절한 내용의 지휘감독'인가? 이것이 서울시가 말하는 '적절한 위기대응'의 표준인가?


교통공사 매뉴얼에 따르면 레벨3 단계 사고 시 지역사고수습본부장은 사장이다. 이는 단순한 직함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를 수반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이 본부장은 본부에 없었다. 가족과 식사하며 휴대폰으로 간간이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서울교통공사 내부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대형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장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의 절규다. 그들은 알고 있다.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의 수장에게 그것이 얼마나 결여되어 있는지를.


교통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비판한다. "대중교통 사고는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최고 책임자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교통공사 사장에게 '신속'과 '적극적'이라는 단어는 사전에 없는 듯하다. 그에게 있는 것은 "그래"와 "응", 그리고 가족과의 식사 시간뿐이다.


이 사태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이것이 단발성 실수가 아니라 공공기관장의 책임의식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이다. 시민의 안전과 일상이 위협받는 순간에도 자신의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이런 태도는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어쩌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를지도 모른다. 그는 아마 "나는 카톡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를 내렸다"고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리더십이란 단순히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현장에 함께하며, 직원들과 고통을 나누고, 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 "응". 이 두 단어는 이제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리더십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시민의 발이 멈추고, 도시가 혼란에 빠져도 그저 "그래", "응"이라고 답하는 사장. 그가 진정으로 응답해야 할 대상은 카톡 메시지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직원들의 신뢰였다는 사실을 언제쯤 깨달을까?


서울시는 "필요시 공사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에 따라 적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시민들은 알고 있다. 진정한 '적정 조치'가 무엇인지를. 그것은 바로 책임을 다하지 않는 수장에 대한 단호한 평가와 조치다. "그래", "응"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리더가 아닌, 진정으로 시민과 직원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때다.


열차는 탈선했다. 그리고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리더십도 탈선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열차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지만 사장의 리더십은 아직도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는 점이다.

ⓒ NGN뉴스 & www.ngnnews.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제2경춘국도 첫 삽 떴지만…가평은 ‘보상·가평역 교량화’가 관건
  • 현직 이사회 의장이 이사장 후보 “공정·상식 맞나”...김구태 전 서기관 의장직 유지한 채 공모 지원 '논란'
  • “경기북부의 눈과 귀”…NGN뉴스 유튜브 구독자 6만 명 돌파
  • 성폭행 고소 되레 ‘무고’ 판단…경찰,가평군의원 A씨 검찰 송치
  • 시설공단 이사장 공모에 불거진 ‘모계 8촌설’…가평 술렁
  • “차이를 넘어 하나로”…경기도 장애인 생활체육인, 가평서 화합의 장.가수 노라조·장윤정 축하무대
  • “우리는 자라섬에 안 들어가면 더 좋죠”…가평군의 ‘크루즈 짝사랑’, 혈세로 또 준설
  • 폭우 뒤 터져 나온 함성…가평 G-SL, 음악역1939를 뜨겁게 달궜다
  • 예견된 이사장 공석, 왜 늑장 인선했나…‘특정 퇴직 서기관 맞춤형 인사’ 의혹
  • [직격인터뷰] 포천에 집 두고 가평 모텔살이…연제창은 왜 ‘한 달 살기’를 택했나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그래", "응"... 위기 때 카톡으로 '나 여기 있소' 외치는 교통공사 사장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