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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사의 원칙’을 삼킨 가평군의 지역주의

  • 정연수 기자 기자
  • 입력 2025.01.09 16:28
  • 조회수 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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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사회를 위협하는 압력과 줄 세우기,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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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의 정기 인사가 다가오며 익숙한 광경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승진과 보직을 둘러싼 지역 간 편가르기와 외부 압력 행사가 공직사회를 흔들고 있다. 이처럼 인사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한 상황에서, 공정과 원칙은 찾아볼 수 없다.


지역주의가 공직사회를 지배하다


가평군은 언제부터인가 스스로를 분열시키는 데 익숙해졌다. ‘가평군민’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지고, 청평, 설악, 북면 등 지역 간 구분만 남았다. 선거철이면 빚고개를 경계로 남북으로 나뉘고, 인사철에는 지역별로 편을 가르는 행태가 반복된다.


이런 지역주의적 병폐는 인사철만 되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특정 단체와 이장들이 “우리 지역 출신을 승진시켜야 한다”는 요구를 하며 인사권자를 압박한다. 특히 과장 승진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우리 지역 출신이 없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승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심지어 승진 시점까지 조율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출신 지역만을 기준으로 삼으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과 원칙은 철저히 무시된다.


인사권자는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


문제는 이런 압력과 요구가 단순한 소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승진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인사권자가 지역별 요구에 휘둘리는 정황은 인사철마다 반복돼왔다. 가평군에서 공직자 인사는 더 이상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지역 간 줄다리기의 결과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번 인사에서도 서기관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는 세 명의 과장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진모 북면장, 박재근 세정과장, 박재홍 관광과장은 모두 가평 출신이지만, 지역 단체와 이장들은 서로 자기 지역 출신을 우선적으로 승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진 대상자의 경력과 성과가 아닌 지역 출신 여부가 인사의 기준이 되는 상황은 가평군 행정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직자는 지역주의의 꼭두각시가 아니다. 인사권자 역시 군민 전체를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할 자리이지, 특정 지역의 민원을 처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지역주의가 남긴 폐해와 공직사회의 위기


이러한 지역주의와 외부 압력의 악순환은 가평군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승진과 보직 결정이 능력과 성과가 아닌 지역 간 정치적 거래로 이루어진다면, 누가 공직자로서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는가?


지역주의가 공직사회를 지배하는 현실은 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결국 군민 전체의 피해로 돌아온다. 이번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지역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가평군 행정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공정한 인사, 가평군의 생존 조건


인사는 공직사회를 움직이는 기본 원칙이자 신뢰의 기반이다. 그러나 가평군의 현실은 이 기본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공직사회에 지역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외부 압력이 인사권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공정성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인사의 공정성과 원칙은 인사권자의 의지에서 나온다. 인사권자가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능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결정을 내릴 때만이 공직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가평군의 미래는 이런 공정한 인사 원칙을 세우는 데 달려 있다.


가평군의 인사는 단순히 공직사회의 문제가 아니다. 군민 전체의 삶과 직결된 문제다. 인사권자는 공정한 인사 원칙을 세우고, 지역주의와 외부 압력에 맞설 책임이 있다. 가평군은 더 이상 과거의 관행에 매달려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을 멈춰야 한다. 이는 가평군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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