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군수 기고문 “군민 중심의 적극 행정은 군민 삶의 질 핵심 요소”는 ‘립 서비스인가?’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한 번은 실수, 두 번은 잘못, 세 번은 습관’이라고 한다. 누구나 실수와 잘못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면 습관이고, 상습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의 관용구로, ‘사람은 천성이 바뀌지 않는다’,‘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제 버릇 개 버릇 못 준다.’ 등이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한 우려가 많다. 갈등이 더욱 다양화 되고 심화됐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 현대사를 가로질러 온 이념의 갈등에서, 지역간, 빈부간 갈등이 집요하게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대간의 갈등, 남녀간의 갈등이 부각돼 어려움을 더한다. 사회 속의 집단적 갈등뿐만이 아니라 개인 간의 갈등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러저러한 갈등들은 커다란 사회 문제로 큰 뉴스들이 되곤 한다.
이러한 갈등들이 대두될 때마다 해결방안으로 일컬어지는 용어가 ‘역지사지’이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의미다. 그리하여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일일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 흔히 ‘이해하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이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 남의 사정을 헤아리고,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과연 인간은 자신의 가치관과 경험과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의 상황에서도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책 ‘나답게 일한다는 것’의 저자 최명화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뭐 저런 사람이 있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 사회생활을 하며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리도 있다. 그러나 이해가 안된다는 것은 나만의 관점이다. 타인의 모든 말과 행동이 나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인정이다. 있는 그대로 타인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후에 그와의 관계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뿐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해는 나의 관점이고, 인정은 상대의 관점이다. 이해를 강조하는 사람은 최대한의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다가 어느 한계에 이르면 상대를 내 기준에서 가르치고 싶어 한다. 이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그리고 절벽을 만난다. ‘벽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는 표현이나 ‘사람 고쳐 쓰지 못한다’는 속담이 인용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인정은 다르다. 상대를 오롯이 인정한 사람은 그로부터 다른 점을 찾고 배울 점을 발견한다. 상대를 내 기준으로 재단하지도, 탓하지도 않는다.
인간관계에서 이해를 고집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혹은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다툼을 벌이는 일이다. 이해해야 하는 사람의 유전적 형질이나 오랜 환경에 의해 형성된 기질이나 가치관을 벗어나는 상황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가평군 설악면 회곡리에 사는 장애인 가족 4명이 땅 주인이 길을 막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땅 주인은 재산권 행사를 위해 길을 막았고, 가평군은 개골창(구거)에 폭 2미터, 길이 25미터로 석축을 쌓았다. 장애인 가족은 하루아침에 고립되었다는 내용이다.
타인의 부축 없이는 대문도 나설 수 없는 중증 장애 1.2급인 이들 가족은 ‘항변’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가평군은 사회적 약자인 이들을 위한 해결책 마련은커녕,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서태원 가평군은 지난 11.6일 “군민 중심의 문제 해결 지향하는 적극 행정은 군민 삶의 질 높이는 핵심 요소”라는 제목으로 언론사에 ‘기고문’을 배포했다.
그가 기고문에서 한 주장과 ‘달라도 너무 다르고, 틀려도 너무 틀린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가족은 그가 말한 “군민 삶의 질 높이는 핵심 요소”과 무관하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 가족도 6만 3천여 가평군민의 엄연한 구성으로, 군은 이들의 안정과 행복추구권·통행권을 보장해 줘야 할 책임이 있다. 군민은 “립 서비스”를 하는 단체장을 배척한다. 따뜻한 가슴으로 차별 없는 행정을 펼칠 때, 비로소 인정 받는다. 하지만 서태원 군수는 ‘장애인 가족의 애로 사항을 단 한 번도 들으려 하지 않고 철저하게 외면했다.’
군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고, 해결점을 찾아 줘야 할 시간에 그는 제주행 비행기를 탓다. 군수의 자격이 의심된다.
가평읍에서 태어난 그는 33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민선 군수로 당선됐다. 가평 바깥의 세상을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 우물만 개구리와 같다.
또한 철밥통 생활 만 33년 한 그는, 이익 창출 같은 경제활동 경험도 없을 뿐 아니라, 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단체장이 되어서도 공직자의 DNA는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뀔 리가 없다. 33년의 공직자로 굳어진 습관이고 버릇이기 때문이다.
서태원 군수는 길이 없어 실의에 빠져있는 장애인 가족을 위해 적극 행정의 본보기를 실천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군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인정의 사전적 의미는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이다.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인간관계에서 종종 사용되는 인정의 의미를 표현하기에는 뭔가 미흡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인정의 의미 하나를 추가하면 어떨까. ‘인정: 어떤 사람이나 사물의 특성을 오롯이 그렇다고 여기다’ 세상사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이해가 아니라 인정이다. 사람, 고쳐 쓰지 못하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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