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는 것도 인사권자의 능력’

[NGN 뉴스=가평] 정연수 기자=2007년 8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과의 화합 문제에 대해 “자는 척하는 사람은 절대로 깨울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고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마뜩잖게 생각하고 있는 박근혜 대표를 빗대 한 말이다.
진짜로 자는 사람은 흔들어 깨울 수 있으나, 실제로는 잠을 자지 않으면서 잠자는 척하는 사람은 아무리 심하게 흔들어도 깨울 수 없다.
이는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하는 사람은 비록 잘못하거나 실수하더라도 그 잘못과 실수를 잡을 수 있으나, 진정성이 없이 가식적인 태도로 하는 척만 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소통과 공감을 나눌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가평군청에는 원공(원래공무원), 어공(어쩌다공무원)등 1080여 명의 공직자가 있다. 이 중 공무원 조직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5급 사무관은 36명(교육 중인 한 명 제외)이다.
사무관, 이른바 ‘관(官)을 달면 사후 묘비에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에서 '현고사무관부군신위'(顯考事務官府君神)로 적는다. 당연히 족보에도 학생이 아닌 사무관으로 기록된다.
5급 사무관 이상의 임명장에는 국새가 크고 아름답게 날인되어 있으며, 임명장 자체도 공장에서 팍팍 나오듯이 프린터로 마구 찍어낸 게 아니라 행정안전부 소속의 필경사들이 정성스레 붓으로 직접 쓴 것을 수여한다.
그리고 5급부터는 단순한 집행 업무를 하지 않고 정책을 직접 기획하고 관련 법령의 제·개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하위 계급에 비해 재량이 커지며 책임도 막중해진다.
중앙부처는 물론 자치단체에서도 주요 정책을 수립하기 전 사무관들과 소통하고 결정을 한다.
군민으로부터 역대 가장 높은 52%의 지지를 얻어 '군정과 인사권을 위임 받은 군수에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탓을 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 '오롯이 '군민만 바라보고 군민을 위한 것이라면 두려울 것도 없을뿐 아니라 두려워 할 이유 없다.'
가평군 사무관 36명 중 22명은 전 군수 때 승진했고, 14명은 서태원 군수 취임 이후 사무관이 됐다.
굳이 분류하면 사무관의 60%는 전임 군수, 40%는 현 군수 때 임명됐다. 그리고 4급 상당인 국장과 소장은 모두 6명(부군수 포함)이며, 경제산업국장을 제외한 5명은 현 군수가 임명 또는 추천한 인물들이다.
이처럼 전임 군수 때 임명된 사무관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확인 할 수 없으나, 보완이 필요한 주요 내용과 군수가 간부 회의에서 발언한 것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외부로 중계되고 있으며, 심지어 군수의 사생활까지 외부로 노출되는 심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 A 씨는 “현 군수가 추구하는 군정을 교묘하게 비틀거나 갖은 구실로 비 협조적인 사무관들이 상당수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털어 놓았다.
관계자는 또 “정년이 보장 된 공직자를 그만두라고 할 수도 없지 않냐?”면서 “외부에선 알 수 없는 어려움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라고 말했다.
현 군수 때 사무관으로 승진 한 B 씨는 “사무관끼리도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전임 군수 사무관. 현 군수 사무관'으로 갈라져 보이지 않는 알력이 있다”라고 했다.
현 군수가 취임한 지도 햇수로 2년이 됐다. 그리고 연말 정기 인사가 곧 있을 예정이다.
인사권자인 군수가 아무리 공정한 인사를 해도 승진에 탈락한 당사자와 그를 추종하는 이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비토한다.
민선 군수이기 때문에 마음(재선)을 내려놓지 않는 한 눈치를 안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지역 특성상 학연·지연·혈연을 외면 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고 큰 애로사항일 것이다.
하지만 이 눈치 저 눈치 살피고, 여론을 의식하는 사이 4년 임기의 시계는 절반을 향하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사람을 잘 못 중용하면 그 폐해는 오롯이 국가와 군민의 몫이 된다. 특히 공직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사무관 자리는 '인사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임기의 반환점이 코 앞에 닥쳐왔는데 "전임 군수 시절 임명된 사무관들이 협조를 하지 않아 군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라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인사권자의 역량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 군수에 대해 “카리스마가 없다” “외유내강 형이다”라는 정반대의 평가와 입장이 공존한다.
고위 관계자 A 씨는 "전임 군수 때 임명된 22명 중 10여 명이 정년퇴직하면 현 군수가 임명한 사무관이 전체 60%를 넘게 돼 군정이 잘 돌아갈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A 씨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1년 반은 더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바꿔 말하면 임기 말이 돼야 순항할 수 있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했다.
가평군호(號)의 순항을 위해 고여 있어 '녹슨 철밥통'을 타파하고 '연공서열을 철저하게 배척'해 '능력과 실력을 우선하는 파격·혁신 인사'를 시급히 단행 해야 한다.
동시에 앞에서만 충실한 척, 뒤에서는 보완 유지를 해야 하는 중요한 군정과 군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외부로 노출하는 '간신배를 척결하는 것' 또한 인사권자의 중요한 책무다.
무엇보다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는 것'도 인사권자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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