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N뉴스=가평]양상현 기자=지난 1일, 면장으로 취임한 지병록 청평면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사또'라는 표현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 표현이 봉건적 예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이 되는 요즘 시대에 걸맞지 않다는 것.
11일 NGN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청평면 고성리 모처에 "지병록 청평면장 취임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투윈종합건설'이라는 회사 명의로 게첨되어 있었다.
문제는 '(사또)'라는 내용의 문구가 춘향전에 나오는 "변 사또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이 옥에 갇혀 있을 때"처럼 조선시대 또는 봉건시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병록 청평면장은 NGN뉴스와의 통화에서 "청평면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친형님이 장난삼아 내건 현수막"이라며 "이 현수막은 청평면 고성리와 호명리 등 2개소에 게첨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면장이 정확한 현수막 게첨 장소까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본보가 "일각에서는 '사또'라는 말이 마치 봉건시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라고 설명하자 지 면장은 "사또라는 말이 그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현수막은 즉시 철거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윈종합건설'이라는 회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현수막 문제를 지적한 군민 A씨는 "면장의 역할은 청평면의 큰 머슴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또'라는 말은 민주공화국의 헌정 질서를 봉건시대로 퇴행시키는 말이며, 또 봉건적인 것 같지만 가장 크게 섬겨야 하는 게 그 고을의 수장이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공화정을 위협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모든 조직의 리더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돼야 한다"라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사람의 정치적 다양성, 문화적 다양성, 외국인 등 모두가 마음껏 위화감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런 표현은 요즘 시대의 위상에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면장이라면 종교·문화·사대사상 등 잘못된 인식을 모두 버리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시민을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군민 B씨는 "말이라는 것은 나를 중심으로 너를 타자화시키고 분별하고 범주화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며 "따라서 '사또'라는 봉건시대의 언어는 분열과 차이, 배제의 언어라 아니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이번 현수막 문제는 바로 가평군과 근대철학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
B씨는 "면장이라는 행정단위의 수장을 고을에서 군림하는 '사또'라고 여기며 아직도 구체제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개인 혹은 공적 단위의 삶의 어느 단계에서 역사의 큰 망치 세례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자신만은 어느 순간 한 방에 ‘훅’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시대의 대변화를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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