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N뉴스=포천]양상현 기자=기자는 어제 서울에 다녀왔다. 국회의사당에 일정이 있었는데 취재는 뒷전이고 문제는 우스꽝스럽게도 여의도까지 어떻게 가느냐 걱정부터 앞섰다.
1분 1초를 아껴야 하는 기자로서는 왕복시간은 물론 최근 고유가로 인한 휘발윳값, 고속도로 통행료, 심지어 각 지역을 지나갈 때마다 휴대폰 네비 앱 위로 뜨는 안전재난문자까지 스트레스로 떠올랐다.
의정부까지 가는 버스를 타도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수많은 정류장을 다 돌고 돌아서 가니 그럴 수밖에 없고, 숨 막히는 더위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재수가 없으면 1시간 이상 서서 가야 한다. 이러니 대중교통을 꺼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새로 생긴 1403번 버스를 한번 타 보고 나서는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을 한 사람은 찰리 채플린이다. 멀리서 본 인생이 희극이라는 말은 자신이 겪어 보지 않은 남의 삶은 모두가 즐겁고 편안해 보인다는 말과도 같다. 달리 비유하자면 인생을 멀리서 보는 사람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느긋하게 감상에 잠기는 여행객이거나, 이국의 뒷골목을 돌아다니며 외부자의 시선으로 타인의 삶을 흘깃 구경하며 지나가는 낯선 관광객에 불과하다.
마침 한 달 전에 썼던 기사가 생각나, 마지못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광역버스였다.포천시청 앞에서 탈 수 있는 1403번 광역버스는 지난달 26일 개통해 아직 한 달도 안 된 신규노선이다. 이 버스 덕분에 기자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서울의 야경을 보며 느긋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비용면에서도 기름값, 톨게이트 비용 합해 5만원, 대리비 5만원 등 총 10만원은 아낀 셈이다.
아직 새차 냄새도 가시지 않는 이 버스는 차량 내 공기 질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환기 시스템, 와이파이, 승객석 USB 충전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으며, 무엇보다도 정류장이 6개 정도 밖엔 안된다. 소요시간은 대낮 차가 밀리는 시간에도 1시간 20분 정도, 요금도 28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 노선은 포천 경복대에서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을 잇는데, 평일 아침 5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34회(15∼35분 간격) 운행된다. 경복대, 포천시청, 대진대, 송우6리시장앞, 윗용산골·대방아파트 등 포천지역 6개 정류소를 지난 뒤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 강남권역으로 진입하고, 신사역과 논현역 등 서울지역 4개소를 거친다.
돌아오는 길 버스가 한남대교를 건너자 "고속도로에 진입했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주세요. 포천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운전기사의 친절한 멘트에 감탄하고, 소등까지 해주는 서비스 마인드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아~!, 이래서 포천이 행운의 도시라고 했던 거였구나"
추후 이용수요 분석결과에 맞춰 수요가 급증하는 출근 시간에 수요맞춤형 버스 투입과 같은 집중배차하며, 주말 운행 대수·횟수가 더 많아질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노선이 저절로 생기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우는 아이 젖 준다'라고 포천시민을 위해 대신 울어 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는 지난 2019년 5월 16일, 이철휘 지역위원장, 박윤국 시장과 함께 서울시장실을 방문해,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포천~잠실 직행 좌석버스를 개통 승인하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과거 포천시는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구리~포천고속도로를 경유하는 직행좌석버스 노선 개통을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이미 경기도에서 진입하는 교통으로 인한 체증이 심각해 신규노선 개설이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해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박윤국 시장과 이철휘 위원장은 그간 당정협의를 통해 관련 문제를 공유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왔다. 특히 이철휘 위원장은 이 문제는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수차례 공식 비공식 만남을 통해 설득을 거듭해왔다.
이철휘 위원장은 “포천은 그간 수도권이면서도 대중교통에 관한한 비수도권 지역이었다"라며 “이 때문에 포천에서 서울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것은 하루 5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했지만, 직행좌석버스가 개통됨으로써 서울까지 1시간 안에 접근 가능하게 되어,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물론, 통학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철휘 지역위원장과 박윤국 포천시장의 노력을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그간의 경위와 사정을 알고 있는 기자로서는 두 분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한편, 이번 신설된 1403번 노선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광역버스 신규노선 공모 사업에 선정된 후 운송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개통됐다.
배차간격은 30~50분으로 평일에는 9대 34회, 토·일·공휴일은 8대 29회로, 경복대~포천시청~대진대~논현역을 경유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한다.
이 노선 개통으로 현재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3006번(경복대~잠실광역환승센터) 광역버스 노선의 혼잡도가 많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1403번의 개설로 포천에서 서울을 운행하는 광역버스는 7개 노선 90대로 늘어나게 됐다. 포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거나 서울고속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큰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포천시는 서울권으로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광역버스 노선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권이나 고속버스터미널로 가실 계획이 있는 포천시민 여러분께 이 버스를 한번 꼭 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한번도 안 타본 사람은 많지만, 한번만 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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