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은 용역까지 시작했는데 특구 지정 권한은 중앙정부… 정치적 결단이 관건

가평군이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위한 사전 절차에 착수하면서, 실질적인 공은 중앙정부와 경기도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자체 차원의 준비는 시작됐지만, 특구 지정 여부는 결국 국가 정책 결정과 광역단체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가평군은 9일 군청 제2청사에서 ‘평화경제특구 조성 방안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특구 지정에 대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보고회에는 서태원 가평군수를 비롯해 군 간부, 경기도 평화기반조성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군은 이번 용역을 통해 12개월간 가평의 산업·관광·공간 여건을 분석하고, 특구 지정 타당성과 정부 설득 논리를 체계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사전 준비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지정 권한’은 중앙정부… 지자체는 준비만 할 뿐
평화경제특구는 법과 제도상 중앙정부가 지정하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지방자치단체는 후보지 발굴과 사전 연구, 실행계획 수립까지만 담당할 수 있으며, 실제 지정 여부와 범위, 특례 적용은 정부 판단에 달려 있다.
특히 특구 지정에는 ▲국가 차원의 평화경제 전략 ▲재정 투입 계획 ▲규제 특례 승인 ▲관계 부처 합의가 동시에 필요해, 정치적 판단 없이는 한 발도 나아가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가평군의 이번 용역 착수는 ‘특구를 원한다’는 의지 표명인 동시에, 정부와 경기도를 향한 사실상의 정책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도 역할도 관건… ‘지원 주체’인가 ‘중재자’인가
경기도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평화경제특구는 개별 시·군 단위 사업이 아니라 광역 차원의 균형발전 전략과 맞물려 추진되는 만큼, 도 차원의 정책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평화경제 구상을 언급해 왔지만, 실제로 어느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는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가평은 접경지와 수도권을 동시에 잇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정책 우선순위에서 얼마나 무게를 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군이 용역까지 시작한 상황에서 도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평화경제특구 논의는 선언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준비된 지자체’ vs ‘결단 못 하는 정부’ 구도 형성
가평군은 규제 완화와 산업 기반 구축, 국비 지원을 묶은 평화경제특구를 통해 중첩 규제에 막힌 지역 경제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경기도가 특구 지정을 통해 정책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가평 사례가 향후 평화경제특구 논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자체는 준비를 마쳤는데, 정부가 결단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평화경제’라는 국가 비전 자체가 공허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준비는 최대한 충실히 진행하겠다”면서도 “특구 지정은 결국 국가 정책의 문제인 만큼 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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