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은 하되, 남기지는 말자.” 기록을 두려워하는 행정은 이미 위험하다
‘공감·소통’을 내걸고 주민 간담회를 열어놓고, 정작 언론의 영상 취재는 원천 차단했다. 이것이 과연 2026년을 준비한다는 행정의 민낯인가.
포천시는 최근 신북면·영중면에서 열린 ‘2026 공감·소통 간담회’와 관련해 지역 언론사에 일정 공지를 하면서 조건부 취재 통보를 했다. 영상 촬영·녹화·유튜브 생방송은 불가, 사진 촬영만 가능하다는 통보였다.
이쯤 되면 ‘소통’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말은 주민과의 공감이고, 실제 행동은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요구였다.

“우리 유튜브 안 하니까, 너희도 하지 마라”
포천시 자치행정과 관계자의 설명은 더욱 황당하다. “포천시 자체 유튜브 촬영을 하지 않으니, 다른 언론도 영상 촬영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게 행정 논리인가. 공공 행사의 취재 기준이 지자체 홍보팀의 내부 운영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언론은 지자체 홍보부서의 하청도, 보조 채널도 아니다. 결국 포천시 관계자 스스로 인정했듯, 핵심 이유는 따로 있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발언이 나올 수 있어 영상 기록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이런 뜻이다. “말은 하되, 남기지는 말자.” 기록을 두려워하는 행정은 이미 위험하다. 공개 행사에서 나오는 발언이 선거법에 저촉될까 우려된다면, 해결책은 단 하나다. 불법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포천시는 거꾸로 갔다. 발언을 관리하는 대신, 언론의 기록 자체를 관리하려 들었다. 이는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명백한 언론 통제 인식이다. 영상은 불편하다. 편집되지 않은 발언이 그대로 남고, 시민 누구나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다. 언론은 단체장의 ‘필요할 때만 쓰는 확성기’가 아니다.지역 언론은 자치단체장의 나팔수가 아니다.
보도가 필요할 때는 불러들이고, 불편할 때는 촬영을 금지하는 태도야말로 언론을 행정 홍보 도구로 취급하는 전형적인 권위주의 행태다.특히 백영현 시장 체제의 포천시가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는 언론의 눈과 귀를 가리는 선택을 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소통은 통제와 함께 갈 수 없다.
시민의 알 권리를 막은 건 ‘안전’이 아니라 ‘두려움’이다. 이번 조치는 행정의 안정성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정치적 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두려움의 발로다. 공개 간담회에서 나온 말과 약속은 시민의 것이다. 그 기록을 남기지 못하게 막을 권한은 포천시에 없다.포천시가 정말로 ‘공감과 소통’을 말하고 싶다면,다음 간담회에서는 조건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카메라를 막는 행정은 결코 시민을 향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장소에 함께 참석한 임종훈의장과 시의원들도 '공범'이다. 시민을 대변해야 하는 시의원들도 입틀막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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