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원 가평군수 “개별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광역 차원의 협력 없이는 중첩규제의 굴레를 끊을 수 없다”
경기 동북부 주민들의 오랜 한(恨)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발 제한과 환경 규제가 중첩된 채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구조적 희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지자체 공동 행동으로 분출됐다.
가평군을 비롯해 광주시·구리시·남양주시·양평군·하남시 등 경기 동북부 6개 시·군은 22일, 북한강과 팔당호 수변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관광거점 조성을 골자로 한 공동건의문을 경기도에 제출했다. 동시에 경기 동북부 지역의 규제 문제와 균형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도지사 면담도 공식 요청했다.
이번 공동건의는 단순한 관광 개발 제안이 아니다. 수도권 상수원 보호, 군사·환경 규제, 개발제한구역 등 각종 규제가 겹겹이 얽힌 경기 동북부 지역이 ‘보호의 이름으로 희생을 감내해온 공간’**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실제 경기 동북부 주민들은 수도권 식수원 보호라는 국가적 명분 아래 토지 이용 제한과 재산권 침해를 감내해 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대체 성장 전략은 부재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통계상 혜택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개발에서 배제된 ‘보이지 않는 낙후 지역’라는 인식이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
6개 시·군은 지난 5월 ‘경기 동북부 친환경 수변 관광 상생 협의체’를 구성하고, 북한강과 팔당호를 중심으로 한 수변 공간을 규제의 상징에서 기회의 공간으로 전환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건의문은 협의체 출범 이후 첫 공식 공동 대응이다.
건의문에는 △광역·상위계획에 대표 사업 반영 △관광권역 형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중첩규제 개선을 위한 공동 대응 등, 시·군 단위의 개별 노력으로는 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경기도 차원에서 조정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협의체는 특히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 북부 대개발 2040’, ‘경기 동부·서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과의 연계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균형발전이란 이름 아래 동북부가 또다시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태원 가평군수는 “북한강은 오랫동안 규제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체류형 관광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자산으로 재해석돼야 한다”며 “개별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광역 차원의 협력 없이는 중첩규제의 굴레를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건의는 경기 동북부 주민들이 반세기 동안 감내해 온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출발선”이라며 “환경 보전과 지역 발전이 공존하는 실질적 보상 모델을 경기도가 책임 있게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의체는 앞으로 공동 연구를 통한 기본 구상 수립, 국가사업 및 상위계획 반영을 위한 정부·국회 대상 공동 건의, 공공·민간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을 통해 공동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기 동북부의 요구는 명확하다. 규제는 국가가 했고, 희생은 주민이 했다면, 이제 보상과 기회 역시 국가와 광역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동 행보가 선언에 그칠지, 반세기 누적된 지역의 한을 푸는 실질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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