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철이 도래했음을 알리듯, 수많은 후보가 저마다 가평을 구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본인만이 낙후된 가평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적임자라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가평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 화려한 구호 이면에 가려진 ‘진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선거철이 아닐 때, 지난 수년간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냉정하게 말해, 대다수 후보가 지난 시간 동안 몰두한 것은 ‘가평의 발전’이 아니라 ‘자신의 공천’이었다. 어떻게 하면 공천권을 쥔 이들의 눈에 들까, 누구 라인을 타야 유리할까를 고민하며 중앙당과 지역위원장의 주변을 맴돌았을 뿐이다.
김용태 국회의원이나 박윤국 지역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힘 있는 사람’과 가깝다는 것을 유일한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모습은 이제 식상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나아가 공천에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후보 역시 배척해야 할 대상이다. 공천에 자신 있다는 것은 곧 공천에 관계된 권력층에 대한 충성을 노골적으로 방증하는 것일 뿐, 군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약속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평 정치의 씁쓸한 현주소이자 팩트다. 정작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발로 뛴 흔적은 찾기 힘들다.
이제 가평군민은 평가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가 선택했던 군수, 도의원, 군의원들을 냉정하게 복기해 보자. 지난 4년, 그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일했는가.
당선증을 거머쥔 후 온갖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축사를 하고, 대접받고,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만 급급했던 ‘얼굴마담’들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반대로 너무 바빠서 행사장에는 자주 보이지 않았더라도, 묵묵히 행정의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주민의 불편을 개선하려 애썼던 ‘진짜 일꾼’이 누구였는지를 가려내야 한다.
정치판을 십수 년간 지켜보며 얻은 교훈이 하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후보는 바로 “나만이 할 수 있다”며 오만을 떠는 사람이다. 경쟁 상대를 무조건 폄하하고, 본인만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후보는 위험하다. 남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은, 당선되는 순간 군민 위에 군림하려 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독선과 독단은 결국 고스란히 가평군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반면, 경쟁자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저 후보도 훌륭하지만, 내가 조금 더 잘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후보가 있다면 눈여겨봐야 한다.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군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민심을 받들 수 있다.
가평군에는 힘 있는 권력자와 친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평군민의 평범한 삶과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공감 능력’ 있는 선출직이 절실하다.
최악의 선택을 피하고 싶다면 기준은 명확하다. 권력자와의 친분을 자랑하는 후보, 남을 깎아내려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후보는 원천 배제해야 한다. 대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평범한 이웃들과 함께 호흡해 온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가평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유권자의 냉철한 눈에서 시작된다. 이번 지방선거가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우리 군민들이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다.
참정치 시민연대 이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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