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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짜 협회장이 가평을 망신시켰다...행정의 방관이 키운 사칭 정치의 민낯”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10.28 15:00
  • 조회수 2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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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네이버 캡처) 

 

가평군에서 또 한 번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

 

사업장 하나 없이, 회원도 없는 인물이 스스로를 ‘가평군 관광협회장’이라 부르며 활동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심지어 군수 선거 여론조사 명목의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짙고, 군민의 신뢰를 기망한 행위다.

 

그가 누구든, 이런 일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

 

문제의 인물은 정연수 씨. 그는 ‘가평군 관광협회장’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행사에 등장하고, 언론 인터뷰까지 해왔다. 그러나 가평군에는 그런 협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조례도 없고, 인가도 없고, 회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 명함을 만들어 들고 다녔고, 일부 지역민들은 그를 “관광의 얼굴”로 착각했다. 이름만 요란한 ‘나홀로 협회’가 군 행정의 묵인 속에 지역 여론을 혼탁하게 만든 것이다.

 

가짜 단체의 가장 큰 문제는 ‘권위의 착시’다. 가평군민들은 ‘협회장’이라는 직함에 속았고, 행정도 그를 단속하지 않았다. 관광협회를 만드는 중이었다는 핑계로 넘어갔지만, 실상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개인의 ‘명함 장사’였다.

 

이런 구조가 지방행정의 부실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행정이 “아니오”를 말하지 못한 결과, 아무나 단체장이 되고, 그 단체 이름으로 선거판에 뛰어드는 현실이 된 것이다.

정연수 캡처.JPG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칭이 아니다. 정연수 씨는 지난 10월 26일, ‘가평군수 적합도 여론조사’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군민들에게 무차별 발송했다. “가평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바꿔야 할 때”라는 문구는 정치적 의도를 감추기 어렵다. 선거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이런 문자를 뿌리는 것은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자 단체의 선거관여 행위다.

 

가평군선관위는 이 사안을 즉시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정연수 씨가 10년 넘게 지역 유지들과 교류하며 ‘선량한 인상’을 이용해 신뢰를 쌓았다는 점도 더 큰 문제다.

 

지역 유지로 알려진 A 씨는 “처음엔 교회 장로로 알려져 신뢰했지만 결국 사심이 드러났다”며 “군민을 속인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종교인, 봉사자, 문화인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지역을 기망하는 행태는 더 이상 눈감아줄 일이 아니다.”고도 했다.

 

가평군이 “누구나 관광협회장”이 될 수 있는 마을이 돼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지방자치의 도덕적 경계가 얼마나 무너져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협회가 있으면 회원이 있어야 하고, 협회장이면 책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가평에는 ‘이름뿐인 단체’와 ‘직함 장사꾼’만 남았다.

 

군은 즉시 사칭·유사단체의 명함 사용을 단속해야 한다. 또한 선관위는 ‘여론조사 명목 문자 발송’ 사건에 대해 법적 판단을 서둘러야 한다. 가짜 협회장이 군민을 기망하고, 그 이름으로 선거판을 어지럽힌다면, 그것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그건 행정의 직무유기이자, 지역사회의 자존심에 대한 모욕이다. 가평군은 지금이라도 이 사기극의 막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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