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은 운이 좋았어요. 손님이 막 나가고 나서였거든요.”

15일 오후 2시쯤, 포천시 영중면 성동리의 한 식당 안. 설거지를 하던 주인 A씨는 “짝!” 하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엔 그릇이 떨어진 줄 알았다. 하지만 커튼을 내리려다 창문을 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유리에 손가락 크기의 구멍이 나 있었던 것이다.
“유리창이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깨졌어요. 충격이 안으로 들어온 거죠. 만약 손님이 그대로 앉아 있었으면, 종아리를 그대로 관통했을 거예요.”
그날 식당 안에는 손님 여러 명이 있었다. 하지만 오후 3시 병원 예약 때문에 조금 일찍 문을 닫은 덕에 사고 직전 모두 자리를 떠났다. “풀 깎는 아저씨도 밖에 있었고, 손님도 막 나간 참이었어요. 5분만 늦었어도 사람 맞았죠.”
‘짝’ 소리 뒤, 사라진 탄환
현장에는 군 감시단과 과학수사팀 등 세 명이 출동했다. 하지만 조사라기보단 ‘형식적인 방문’에 가까웠다고 A씨는 말했다. “여자 두 명이랑 남자 한 명이 와서 사진만 찍고 갔어요. 뭘 찾는 척하더니 ‘못 찾겠다’ 하고 그냥 가더라고요. 탄환도, 설명도, 아무것도 없었어요.”
국방부 관계자도 현장에 왔지만, 피해자에게 직접 설명하거나 후속 조치를 안내하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면 연락하겠다는 말 한마디 없이 자기들끼리 떠들다가 그냥 가버렸어요.” 주민들 사이에선 “또 ‘원인불명’으로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퍼지고 있다.
A씨는 사고 다음 날 포천시에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들은 것 같다”는 한마디뿐이었다. “시장도, 면장도 안 왔어요. 전화 한 통, 설명 하나 없었어요. 우리가 그냥 운 나쁜 사람인가 싶어요.”

그가 운영하는 식당은 미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불과 수백 미터 거리. 인근에선 이미 차량 유리창에 도비탄이 박히는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 이번에도 탄환을 찾지 못해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채 사건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엔 정말 사람이 맞을 수도 있다”
“이번엔 유리였지만, 다음엔 사람일 수도 있어요.” A씨는 사고 다음 날에도 들려온 사격 소리에 몸을 떨었다. “창문 깨졌다고 말했는데도 훈련을 계속하더라고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냥 표적인가 봐요.”
그가 바라보는 깨진 유리창은 단순한 물리적 손상이 아니다. 그것은 이 지역 주민들의 삶에 뚫린 ‘안전의 구멍’이다. 사격장은 여전히 포화를 쏘고, 행정은 묵묵부답이다. 주민들은 오늘도, 언제 날아올지 모를 총탄 아래에서 일상을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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