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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해 현장에서 GTX-G 절박한 민생의 현장을 ‘철도 정치’ 무대로 삼아선 안 된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5.08.16 19:40
  • 조회수 8,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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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의 수해 현장에 등장한 ‘서명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포천시 내촌면 왕숙천 수해 현장을 찾았다. 계곡 범람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여전히 진흙과 토사 속에서 복구에 매달리는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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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자리에서 뜬금없는 장면이 펼쳐졌다. 포천시 GTX-G 추진위원회가 대표에게 34만 명의 시민 서명부를 전달하며 “조기 추진”과 “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주민들의 신음이 채 가시지도 않은 자리에서, 재난 대책이 아니라 철도 노선 청원 퍼포먼스가 펼쳐진 것이다. 

◇ 재난 앞에서 개발 어젠다 꺼낸 정치적 ‘불편함’ 

이날 서명 전달식에는 여야 정치권과 지역 인사들이 자리했다. GTX-G는 포천에서 의정부, 건국대, 논현, 사당, 광명, 숭의역까지 연결되는 총연장 84km의 대형 철도 사업이다. 뜻있는 구상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과 맥락이다. 

광복절의 수해 현장은, 집을 잃은 주민과 복구 인력의 땀이 얽힌 공간이다.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논의돼야 할 것은 원상복구가 아닌 개선복구, 사방댐·하천 정비, 특별재난지역 지원 사각지대 해소 같은 생존 대책이다. 

 

그런데도 철도 노선 서명을 들이밀며 “빠른 착공”을 외친 것은, 주민들의 아픔을 정치적 ‘통로’로 전용하는 모습에 다름아니다. 

◇ “쉽지 않은 사업”이라는 대표의 솔직함 

정청래 대표는 “GTX-G는 쉽지 않은 사업”이라며 “국토부 소관 사안이며, 제 지역구 광역철도도 착공까지 15년 걸렸다”고 답했다. 사실상 단번에 결론을 내리기 힘든 초대형 SOC 사업임을 솔직히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이 현장은 ‘서명 전달 퍼포먼스’의 무대가 될 자리가 아니었다. 피해 주민 앞에서 제기된 것은 기본적으로 지금 당장의 안전과 재난 체질 개선 문제여야 했다. 

◇ “수해냐 철도냐”…주민들의 진짜 목소리는? 

포천 시민들에게 GTX-G는 분명 숙원사업이다. 강남권까지 30~40분, 인천까지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지는 교통 복지의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절박한 것은 “비만 오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현실이다. 산에서 쏟아진 유목과 토사, 범람한 물길이 언제 또 마을을 집어삼킬지 모르는 불안. 

시민들이 진짜 듣고 싶었던 것은 “GTX-G 언제 착공하겠다”는 답변이 아니라, 
- 왕숙천 전 구간 정비 언제 이뤄질 것인지 
- 특별재난지역 누락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 내년 같은 수해 반복을 막기 위한 예산은 확보할 수 있는지였을 것이다. 

이번 장면이 불편한 이유는 하나다. 재난은 정치적 이벤트의 무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주민들은 안전을 호소했지만, 그 현장에선 개발 프로젝트가 끼어들었다.

지역정치권 일부가 재난의 현장을 ‘정책 제안식’으로 치환하는 순간, 시민들이 절박하게 요구한 본질적 목소리는 묻혔다. 

포천 GTX-G 추진 자체는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서명 전달식의 자리는 수해 현장, 주민의 눈물 앞이 아니어야 했다. 국민이 지켜보는 것은 ‘언제 우리 삶이 안전해지나’이지 ‘언제 대형 철도 노선이 착공되나’가 아니다. 

수해 현장은 개발 약속의 청원장이 아니라, 재난 체질 전환의 약속터여야 한다. 포천 내촌에서 놓친 것은 GTX-G의 속도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의 우선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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