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가평군 마일리 계곡이 기록적인 폭우 이후 처참한 상흔을 드러내고 있다.
도로는 끊기고 계곡은 붕괴된 채,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참상이 펼쳐진 현장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산사태로 인해 마을 곳곳의 주택이 흙더미에 매몰됐고, 집기류는 거리로 밀려나왔다.
특히, 피해 주민들은 “폭우만으로 보기엔 피해가 지나치다”며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반응이 단순한 하소연이 아닌, 명백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피해가 극심했던 마일리 계곡 일대는 현재 골프장 건설이 추진 중인 곳이다.
이번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바로 이 골프장 공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무분별한 벌목과 산지 훼손이다.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산 곳곳은 붉은 황톳빛의 속살을 드러낸 채 10여 곳에 이르는 새로운 골짜기들이 생겨난 상태다.
특히, 골프장 예정지에서 산사태 흔적이 집중적으로 확인되면서, 산림이 지닌 자연 방어 기능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급류에 휩쓸려 마을을 덮친 현장은 자연 훼손이 가져올 수 있는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로 인해 전원주택과 펜션 등 민간 재산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현재 조사 중에 있다.
주민들은 “산을 파헤치고 나무를 베어낸 그 골프장 공사 현장이 결국 재앙의 통로가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개발 과정에서의 중대한 관리 부실과 인허가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산림청의 ‘산지관리법’,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와, 인허가 당시의 심사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개발사업자와 인허가를 내준 지자체 및 관련 당국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도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평 마일리 계곡이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는 안일한 인식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개발과 환경 보전의 균형을 되짚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피해 주민에 대한 실질적 보상은 물론이고, 개발에 앞서 충분한 환경영향 평가와 사후관리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평 마일리 계곡이 무너진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교훈을 얻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가. 개발 이익만을 앞세운 정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삼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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