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쏟아지던 7월 20일 새벽, 가평군 북면 백둔리에는 어둠과 고립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전기가 끊기고 통신마저 두절된 아비규환의 상황. 하지만 그곳에는 절망 대신, 보이지 않는 영웅들의 헌신과 이웃을 향한 뜨거운 마음이 등불처럼 빛나고 있었다.
백둔교 인근 축대 붕괴 민원 접수. 시간은 새벽 3시 30분. 모두가 잠든 시간, 북면사무소 김길주 팀장과 최주형 주무관은 지체 없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백둔교의 심각성을 직감한 이들은 즉시 통행을 차단하고 세이프라인을 설치하며 더 큰 위험을 막았다.
한 시간 뒤 다리 한쪽이 유실되는 순간, 그들의 발 빠른 판단과 행동이 수많은 생명을 지켜냈음을 알게 되었다. "공직자로서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한 것일 뿐"이라는 그들의 담담한 소감은 오히려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가장 위급한 순간, 자신의 책무를 다한 진정한 공복(公僕)의 모습이었다.
교량 붕괴로 도로가 끊겨 수백 명의 관광객이 백둔리에 고립되는 아찔한 상황. 하지만 재령리 입구에는 또 다른 영웅들이 나타났다.
오전 7시 30분부터 자발적으로 통행을 안내하고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마을 주민들. 그들은 그저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기꺼이 발 벗고 나섰다.
걸어서 백둔리를 벗어나는 관광객들을 위해 자신의 차량과 마트 차량을 이용해 목동 터미널까지 안전하게 모셔다준 헌신적인 모습은 재난 앞에서 빛나는 인간애의 극치였다.
폭우가 할퀴고 간 상처는 깊고 너무 아프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아픔은 비할 데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백둔리에서 목격한 공무원과 주민들의 뜨거운 협력 정신은 재난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지펴 주었다.
재난은 예측할 수 없지만, 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공동체의 연대와 헌신은 언제나 우리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된다.
백둔리,제령리 주민과 공무원의 미담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어둠 속에서 빛나는 작은 등불처럼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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